저출산 극복 대책이 총선을 앞두고 풍성하다. 총선 표를 얻기 위한 공약일지라도 일단 많은 선심성 아이디어가 고무적이여 고개가 끄덕여진다.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꼴찌기 때문이다.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서 정부는 10년이 넘는 동안 무려 100조 원이 넘는 엄청난 예산을 쏟아부었지만, 내년 합계출산율은 오히려 사상 최악인 0.65명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이웃 나라 일본보다도 낮아서 걱정이다. 악화일로로 치닫는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모두가 힘을 합쳐 나서야 한다. 그런 가운데 최근 국내 건설 대기업인 부영그룹이 아이를 낳은 직원에게 자녀 1인당 1억 원의 출산장려금을 지급했다.
2021년 이후 태어난 직원 자녀들이 대상인데, 쌍둥이나 두 명을 낳으면 2억 원을 지급해 지원액은 70억 원이다. 또 셋째까지 낳은 임직원에게는 국민주택 규모의 영구임대주택도 제공하기로 했다. 정부가 토지를 제공하고 민간에 영구임대주택 사업 기회를 열어준다는 조건이지만 이것도 파격적인 제안이다.
출산장려금 1억 원도 국내 기업으로서는 처음이고 지원 제도는 곧바로 적용돼 임직원 5명에게 이미 출산장려금이 지급됐다. 상당한 고액이기도 하지만 핵심은 민간기업이 저출산 문제 해결에 동참 수준을 넘어 파격적이고 실질적인 제도를 제시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83세의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직접 발표한 이번 기업형 출산장려책이 다른 기업들에도 확산되기를 기대한다. 이 회장의 자발적 출산장려책의 효과는 분명히 클 것이다. 저출산 위기는 정부 혼자 힘으론 넘어설 수 없는 과제이다.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는 출산율을 회복하기는 쉽지는 않은데 이같은 엄청난 결심을 한 부영그룹에 찬사를 보낸다. 아이를 낳아도 키우기 어려운 환경에서 장려금 지급과 영구임대주택 공급 등은 큰 힘이 될 것이 분명하다.
정부의 출산장려대책과 함께 기업까지 자율적으로 저출산 대책에 동참한다면 출산 문제 해결에 큰 지원군이 될 것이다. 정부도 보고 있고 기업을 칭찬하는 데 그치지 말고 실효성 있는 출산장려 제도를 운용하는 기업에나 혜택자에게 과감한 세제 혜택과 같은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
마침 윤석열 대통령도 "기업의 자발적인 출산 지원 활성화를 위해 세제 혜택 등 다양한 지원 방안을 즉각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부영그룹 회장이 통큰 출산 지원책에 직접 배경 설명에 나선 것은 기업의 동조를 호소한 까닭일 것이다.
대한민국의 출생률이 이대로 가면 20년 후에는 일할 사람이 급감하고 나라를 지킬 군인마저 부족해 국가 존립의 위기를 겪게 될 것이 뻔하다. 물론 인구가 많다고 해서, 또는 빨리 늘어난다고 해서 나라가 잘 사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인구가 적은 서유럽 소국들의 1인당 GDP가 그렇게 높은 이유와 인도나 방글라데시와 같이 인구가 많은 국가의 경제가 아직도 선진국에 진입하지 못한 이유를 설명할 수 없다. 노르웨이처럼 석유가 나는 경우는 다르겠지만, 북유럽 국가를 보면 우리보다 인구가 적어도 높은 경제 수준을 이룩했다.
반대로 부존자원이 부족한 나라에서 인구가 빠르게 늘면 자원을 조달하는 데 너무 많은 비용을 들어 오히려 성장이 어려워진다. 하지만 한 나라의 인구가 늘었다가 빠른 속도로 인구가 줄어들 때는 여러 문제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인구가 늘었을 때 만들어 놓은 모든 것들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국가 소멸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저출산 문제가 심각하고 이를 타개하기 위해 정부도 천문학적인 예산을 투입하며 백방으로 노력해 왔다.
그런데도 출산율은 되레 더 떨어지는 등 그 결과는 참담할 정도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의 기간 축인 기업이 그 책임을 함께 떠맡아야 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이번에 부영이 던진 셈이다. 이제 인구 구조변화의 충격파는 현실이 됐다.
방치하면 더 큰 재앙을 불러올 수 있는 위기다. 경제적으로도 강국이어야 하는 데 또 인구도 떠받쳐줘야 하는데 우리의 현실은 인구가 늘기보다는 줄고 있다. 우리나라의 인구가 줄어들어 폐교가 늘고 안보위협도 현실화 되면 나라가 존폐 위기에 몰릴 수도 있다.
결국 강대국 도약을 위한 가장 큰 걸림돌은 인구 감소다. 지금까지 우후죽순격 정책을 남발하고 사회복지 차원에서 현금지원만 늘리면서 청년들의 ‘결혼은 물론 출산할 결심’을 돈으로 해결하기보다는 숭고한 자발적인 출산이 아쉽다.
출산이라는 숭고한 가치가 금전의 대가(?)가 됐다는 건 씁쓸한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저작권자 ⓒ 탑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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